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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체험 저널

대낮에 조개 캐는 초보들은 모르는 태안 밤 갯벌의 비밀

낮에 뜨거운 볕을 맞으며 조개 몇 마리 캐겠다고 진흙을 헤집는 걸 보면 참 답답하다. 요즘 사람들은 인터넷 정보 몇 줄 읽고 대낮에 장화 신고 나가는 게 대단한 체험인 줄 안다. 하지만 태안 갯벌의 진짜 묘미를 보려면 해가 완전히 진 밤에 불빛을 들고 나가는 밤 갯벌 체험을 해야 마땅하다. 예전에는 다들 밤에 나갔지 낮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밤이 되면 갯벌 생태계가 뒤바뀌어 낮에는 구멍 깊숙이 숨어 있던 생물들이 기어 나오기 때문이다.

일단 물때를 보는 것부터 엉터리다. 다들 물때표의 간조 시간만 보고 미리 기어나가는데 그건 초보적인 계산이다. 바람 방향과 태안 특유의 완만한 경사도를 고려하지 않으면 밤 갯벌에서 허탕을 치기 십상이다. 북서풍이 부는 날에는 물이 덜 빠져서 구역이 좁아지고 남풍이 불 때는 평소보다 더 깊은 곳까지 바닥이 드러나는데 이런 세부적인 원리는 어디서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밀물과 썰물의 속도 차이까지 계산해야 진짜 베테랑이다.

요즘 나오는 알록달록한 장비들도 영 마뜩지 않다. 요란한 불빛을 내뿜는 전등이나 바퀴 달린 통을 들고 다니는데 그런 도구들은 진흙이 묻으면 무거워져서 방해만 된다. 투박하더라도 손때 묻은 갈퀴와 가벼운 양동이 하나면 충분하다. 밤에 불빛을 비출 때는 바닥을 수직으로 내리쬐는 게 아니라 비스듬히 비춰야 갯벌 위로 튀어나온 소라나 낙지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런 각도의 법칙조차 모르고 정수리 위에서 불빛을 쏘아대니 다 숨어버린다.

어두운 펄을 걸을 때 발을 딛는 방법도 엉망이다. 발꿈치부터 디디면 발이 깊이 박혀서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이럴 때는 발가락 끝에 힘을 주고 미끄러지듯 걸어야 체력이 덜 든다. 만약 펄에 깊이 빠졌다면 억지로 당기지 말고 몸을 뒤로 살짝 기울여서 무릎을 굽혀 공기가 들어가게 공간을 만들어야 부드럽게 빠진다. 태안 밤바다가 보여주는 진짜 역동성을 느끼지 못하고 낮에만 우르르 몰려다니는 모습을 보면 그저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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